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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하지 말아요. 우리....>
3명의 아들을 둔 어느 형제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성탄절을 앞두고
불의의 교통사고로 큰아들을 잃었습니다. 성탄절 아침, 아직 슬픔
이 채 가시지 않아, 모두 말없이 식사하고 있는데, 식탁에서 둘째
아들이 불쑥 이렇게 말합니다. "형은 하늘나라에 가서 첮 크리스마
스를 지내겠지." 그러자 이 말을 듣고 막내아들이 이렇게 대답하더
랍니다. "형,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 하늘나라에서는 하루하루가
크리스마스야! 매일 예수님과 함께 있잖아!" 그래서 큰 형은 매일
크리스마스를 지내고 있는 거야. 어린 막내아들의 말에 형제는 정
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그 동안 잊고 있었던 것을 기억나게 해주었
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큰아들은 늘 예수님과 함께 있다."라는 것
을.....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무화과 나무와 다른 모든 나무를
바라보라고 하시면서고 비유 말씀을 하셨습니다. / "잎이 돋자마자
너희는 그것을 보고 여름이 이미 가가이 온 줄을 저절로 알게 된다.
너희도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거든,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온 줄 알아라." 하느님 나라가 좋은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왜냐하
면, 그곳에 예수님이 계시고, 성모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고운님
들 모두는 앞의 이야기를 묵상하면서 기억해야 할 일 있습니다. "큰
아들은 예수님과 성모님이 계시는 하느님 나라에 있고, 매일 크리스
마스를 지내고 있다."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사랑하는 고운님들!
일본의 엔또 슈샤쿠의 작품에 <침묵>이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천주
교 신자인 농부 두 사람이 끝까지 믿음을 지키고자 합니다. 예수님
믿는 신앙을 절대 버릴 수 없다는 것 때문에 그만 십자가에 달려 죽
게 됩니다. 십자가 형틀에 두 농부의 몸을 비끄러매어서 밀물이 들
어오는 바닷가에 세워놓았습니다. 물이 점점 불어나서 급기야 죽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예수님을 배신하라고 협박합니다. 그러나
농부들은 하느님을 찬양하면서 끝까지 예수님을 배신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하는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립니다. 이제 물이 점점 허리에서
어깨로, 묵으로 자꾸 올라옵니다. 그것을 지켜보던 로드리고 신부님
이 너무너무 괴로워서 하느님께 호소합니다. "하느님이여, 저들을
도와주시옵소서, 능력을 나타내 주시옵소서, 어찌하여 침묵하고만
계십니까?"하고 울부짓습니다. 그때 신부님의 귓가에 하늘로부터
음성이 들려옵니다. "나는 침묵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외면한다고
생각하지만), 저들과 고통을 함께 하는 것이다." 그때 '그 죽을 것
같은 고통 속에서도 평화를 느낄 수 있었다."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요한 묵시록 21장 22-23절에서 이런 말씀을 주셨습니다.
"나는 그곳에서 성전을 보지 못했습니다. 전능하신 주 하느님과
어린양이 도성의 성전이시가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영광이 그 곳
에 빛이 되어 주시고, 어린양이 그곳의 등불이 되어 주시기 때문
입니다."
이제 하느님의 영광과 어린양이 등불이 고운님들에게 특히, 몸과
마음이 아픈 이들과 간호하는 이들, 그리고 자녀들에게 은총과 치
유와 회복의 은총으로 자비의 등불이 되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영적일기를 마무리하면서.....
우리가 사는 이곳이 하느님 나라입니다. 오늘도 예수님과 성모님
을 붙잡고 시작하면서, 언제나 고운님들 안에, 옆에, 그리고 때론
고운님들을 업고 함께 해주고 계심을 믿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강복합니다. "아멘"
[광주대교구 조창현 클레멘스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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