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말씀의 향기 9월 14일(화)
천국에서 만납시다.
프란치스코 성인 오른손에는 항상 무엇이 들려있나요? 십자가입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이 어느 날 동네를 지나가고 있는데, 우물가에서 어느 자매가 항아리에 물을 담아서 머리에다가 이기 전에 나뭇가지를 그 위에 놓더랍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이 그 자매에게 묻습니다. “물 위에 나뭇가지를 띄웁니까?” 그러자 자매가 대답합니다.
출렁거리는 물 위에 나뭇가지나 나뭇잎을 띄울 때, 아까운 물이 흘러넘치지 않습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은 큰 깨달음을 얻습니다.
마음에 근심이 쌓이고, 자꾸 의심으로 미움, 원망에 흔들리면…. 그 심중에 십자가를 놓으셔야 합니다. 머리, 가슴, 팔, 다리에 십자성호를 그으시기를 바랍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하느님의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
이 말씀은 그리스도가 달리셨던 십자가 안에 드러난 하느님의 영광이요, 능력입니다. 그러기에 무슨 일을 앞두고, 하느님의 뜻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십자성호를 그으며, 은총의 어좌인 십자가 앞으로 나아가 하느님의 자애를 입고, 또한 그 자애로 적당한 때가 되면 하느님에 도움을 입은 은총이 있으시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사랑하는 고운님들!
코로나 19로 어렵고 힘든 상황에 있는 우리 교회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면서 희년 기도를 바치고 있습니다.
김대건 신부님은 옥중 취조 때 ‘당신이 천주교인이오’라고는 물음에 ‘그렇소. 나는 천주 교인이오’라고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대답하셨습니다. 이 응답은 모든 그리스도인의 신앙 고백이기도 합니다.
김대건 신부님은 만 스물 두살의 젊은 나이, 사제가 된 지 약 1년 만에 기꺼이 순교의 영광을 입으셨습니다. 김대건 신부님께서 주님의 부르심에 마지막으로 응답하면서 신자들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에 “사랑의 입맞춤을 하노니 천국에서 만납시다.”라는 인사를 보냈습니다.
"사랑하는 교우들이여!
나는 천국에서 그대들과 같이 만나 영원한 복을 즐기게 될 것을 바라고 있소. 그대들을 정답게 껴안아 주겠소…. 죽은 후 영원히 주의 앞에서 서로 만나 끝없는 즐거움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오. 나는 천 번이고 만 번이고 이를 바랍니다."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김대건 신부님은 현세의 삶이 끝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계셨기에 죽음 앞에서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주님을 만나 뵙고자 하는 기대감으로 기꺼이 순교하셨습니다.
그리고 저와 고운님들을 천상의 나라로 초대하시며 만나자고 약속하시면서 ‘저희가 하느님 안에 모두 함께 살아 있다는 행복한 사실을 잊지 말라.’ 고 하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세상이 아무리 힘들고 어렵더라도, 믿는 이들의 이마에 인호로 찍혀 있고, 믿는 이들의 가슴에 불도장으로 박혀있는 십자 나무를 이고 지고 가십시다.
출렁이는 물 위에는 십자 나무를 이고, 거친 물살 앞에서는 십자 나무를 지고, 욕심과 험담이라는 바람일 때는 십자 나무를 안읍시다. 이고, 지고, 안아야 흔들림 없이 설 수 있는 십자 나무여!은총의 어좌인 십자가를 바라보면서, 고운님들이 하느님 안에서 함께 살아 있고, 저희 모두 천국에서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마태오 복음 5장에 보면, 예수님께서 기도하시고 산에서 내려오시면서 하셨던 말씀이 “행복하여라.”라는 말씀입니다.
헬라어(희랍어, 그리스어)로 “마카리오스”라는 말입니다. “신들의 기쁨” “신들의 행복”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 뜻을 담고 “마카리오스”라고 외치면, 그 응답은 바로 “천국에서 만납시다.”입니다. “마카리오스” “천국에서 만납시다.”
저 두레박 사제도 십자 나무를 저의 심중에 두고 ‘마카리오스’를 외치면서 몸과 마음이 아픈 고운님들과 간호하는 고운님들, 그리고 고운님들의 자녀에게 주님의 치유와 회복의 은총이 임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영적 일기를 마무리하면서...
이고, 지고, 안아야 살 수 있는 은총의 어좌인 십자가를 바라보면서, 고운님들이 하느님 안에서 살아 있는 치유와 회복의 은총을 누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강복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 성자와 성령께서는 고운님들에게 강복하시어 길이 머물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조두레박 신부님의 영적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