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복음말씀의 향기 오점옥 2019. 5. 21. 21:44 <평화를 주는 법> 수원교구 윤재민 신부님의 강의에서 들은 사례입니다. 전교에서 1등을 놓치지 않을 정도로 공부를 잘하는 딸아이가 어느 날 공부 를 하다가 자신의 방에서 소리를 마구 지르더랍니다.공부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이었습니다. 엄마는 딸이 걱정돼 이렇게 말해주었 답니다. "공부 안 해도 괜찮아, 그래소 넌 내 예쁜 딸이야. 공부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 그러나 딸을 그 말에 위로를 받지 못했습니다. 자기는 공부를더 잘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럴 때 어머니가 어떻게 말해주어 야 했을까요? 신부님은 어머니가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고 합니 다. 딸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먼저 알아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에게 "공부가 전부가 아니다"라로 말하는 것은 오히려 "너 왜 그렇게 소리를 지르니? 그러려면 공부하지 마!"라고 비난하는 것 과 같다고 합니다. 부모는 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해 주기를 원하 지만 가끔은 이렇듯 오히려 자녀들에게 상처를 주게 되기도 합니 다. "네가 열심히만 하면 뭐든지 할 수 있어!"라고 말하는 것은 도리어 "너는 열심히 안 하면 아무 것도 못하는 존재야!"라는 말이 되어버 립니다. 어럴 때 "하느님께서 분면 너를 큰일을 위해 세상에 태어 나게 해 주셨을 거야"라고 말하는 것이 더 좋을 것입니다. 위 학생에게는 "공부하는 게 많이 힘들구나, 소리 질러. 괜찮아. 엄마도 공부 엄청 싫어했어, 그래도 잘 참아내는 네가 대견하다." 라고 말해주어야 했을 것입니다. 한강 다리에서 자살하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가족을 생각해 보세요, 부모님이 얼 마나 마음아파 하겠어요? 그러면 지옥가요."라는 식의 말은 오히 려 더 빨리 뛰어내리게 만들 수도 있다고 합니다. 왜 위로해 주려 고 하는 말인데도 그것이 상대에게 상처가 될 수 있을까요? 그 이유는 그런 말들이 상대의 감정보다는 자신의 감정을 먼저 생각 한 말들이기 때문입니다. 아이 때문에 내 마음이 평화롭지 못해 '쟤는 왜 저래? 자기만 공부하나? 저러다 병나겠네. 어휴 그냥 자존감이라도 세워주자 '라는 식으로 "소리 지를 정도로 스트레 스 받는다면 공부 안 해도 돼!"라고 말해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자신의 마음을 편하게 하지 위해 상대에게 좋은 말을 하면 그것 이 상대에게 오히려 나의 마음을 왜 아프게 했느냐는 바난이 되 어버릴 수 있는 것입니다. 상대의 마음을 편하게 해 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먼저 평화로운 마음을 가지고 그 평화로운 마 음을 상대의 마음과 바꾸는 것이라고 합니다. 내가 평화롭지 못 하면 나를 먼저 평화롭게 하기 위해 상대의 마음보다는 자신 위 주의 말을 해 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내 마음이 평화롭다면 그때야 비로소 상대의 감정을 느끼고 배 려하게 됩니다. '왓칭'의 저자 김상운 씨의 지인 중 하나가 맏딸 을 먼 지방대학에 보내놓고 갑자기 우울증이 걸렸다고 합니다. 딸과 떨어져 사는 것 때문에 마음이 허전한 줄 알았는데 이야기 를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40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슬픔 때문이었습니다. 딸은 어머니를 기쁘게 해 드리려고 열심히 달 렸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어머니가 쓰러지셨고 어머니에게 몰려 든 군중 속에서 들은 소리는 "누가 어서 신부님 좀 불러주세요" 란 말이었습니다. 그것이 마지막 말이었고 어머니는 돌아가셨 습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매우 엄격한 분이셔서 평소에도 "나는 너희가 우는 걸 원치 않는다. 강인하게 살아야 돼"라고 말씀하 셨다고 합니다. 그러니 장례식장에서도 솟아오르는 눈물을 억 눌렀고 40년 동안 그렇게 살아온 것입니다. 그때 김상윤 씨가 "울음을 참지 마세요. 지금 맘껏 울어보세요."라고 말해주었더 니 하루 종일 울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튿날 우울증은 거짓말처럼 사라졌고 의사도 우울증 약을 더 이상 먹을 필요 없다고 했습니다. 만약 자신의 감정을 먼저 생각했다면 같은 말을 해도"그냥 울어버리지 왜 참고 있 었어요?"라고 비난조의 뉘앙스로 말을 했을 것입니다. 내용은 같아도 뉘앙스가 다른 것입니다. 내 마음의 평화가 깨지면 그 책임을 상대에게 자신도 모르게 지우게 되어 비난조의 말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상대 때문에 내 감정의 평화가 깨지면 나는 상대에게 평화를 줄 수 없게 됩니다. 예수님은 "내 평화 를 너희에게 준다"고 하십니다. "내 평화"를 준다는 말씀은 당 신은 평화롭다는 뜻입니다. 당신의 평화로운 마음을 주시겠다 는 뜻입니다. 우리가 어떤 감정을 지니든 예수님은 평화로우십니다. 그것 때 문에 화를 내거나 비난하지 않으십니다. 돌아온 탕자에게 아버 지는 그냥 안아줄 뿐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우선 자신의 감정이 옳다는 것을 인정받고 싶어 합니다. 왜 그러느냐는 식이나 그러 려면 때려치우라는 뉘앙스가 들어있는 말은 그 사람에게 평화 를 주지 못합니다. 사람은 끊임없이 내 편을 찾습니다.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예수 님은 우리 편이심을 보여주시기 위해 십자가에 못 박히셨습니 다. 언제나 우리 편이 되어주시겠다는 약속이 십자가입니다. 예수님은 "항상 네게 옳다."라고 하시며 양 팔을 벌리고 계십니 다. 남에게 평화를 주려면 내가 먼저 평화로워야 합니다. 그리 고 그 평화로운 마음을 상대에게 주는 것이 사람입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